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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오랫동안 "자산배분"이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그게 제 얘기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저기서 공부한 걸 나름대로 조합해 투자해왔는데, 돌아보니 공격과 방어 사이에 기준이 없었던 거더라고요. 그러다 수천 년 전 유대 경전 탈무드에서 나온 삼분법 포트폴리오를 접하고 제 투자 방식을 다시 들여다보게 됐습니다.

제가 놓쳤던 것, '자산배분'이 수익률을 결정한다
일반적으로 주식 투자를 잘하려면 종목 선택과 매수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한동안 그렇게 믿었고, 어떤 종목을 담을지 고민하는 데 훨씬 많은 시간을 썼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달랐습니다.
NH투자증권을 비롯해 1980~90년대부터 쌓여온 여러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장기 수익률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은 종목 선택이나 타이밍이 아니라 자산배분, 즉 포트폴리오 구성이라는 점이 반복적으로 확인됐습니다(출처: NH투자증권). 여기서 자산배분이란 주식, 부동산, 현금성 자산 등 서로 다르게 움직이는 자산군에 돈을 나눠 담는 방식을 말합니다.
올해만 보더라도 KOSPI가 9,000 포인트를 넘겼다가 5,000 초반까지 40% 넘게 빠지는 걸 직접 겪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주식만 들고 있었다면 버틸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자꾸 들더라고요. 코로나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당시 제 계좌가 일주일 새 -4%를 찍었을 때 손가락이 안 움직이던 기억이 아직도 납니다. 공격적으로 매수할 기회였는데, 현실에서는 버튼을 누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꾸준히 투자를 지속하려면 종목 실력보다 포트폴리오 구조가 먼저 갖춰져야 한다는 걸, 저는 꽤 돌아와서야 깨달았습니다.
2,000년 된 자산배분법, 탈무드 포트폴리오란
탈무드 포트폴리오는 유대 경전 탈무드에서 유래한 삼분법 자산배분 전략입니다. 1500년대 기록에서도 확인되는 이 원칙은 단순합니다. 재산을 셋으로 나눠 땅에 3분의 1, 사업에 3분의 1, 그리고 현금으로 3분의 1을 보유하라는 것입니다.
이걸 2026년 기준으로 바꾸면 이렇게 됩니다. 땅은 리츠(REITs) ETF, 사업은 주식형 ETF, 현금은 단기채 ETF나 CD금리 ETF로 대응합니다. 여기서 리츠(REITs)란 Real Estate Investment Trust의 약자로,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대형 상업용 부동산을 매입하고 임대수익과 매각차익을 배분하는 구조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수백억짜리 빌딩에 소액으로 간접 투자하는 방법입니다.
제가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S&P 500 ETF나 단기채 ETF는 꾸준히 담아왔는데, 부동산은 직접 매수가 아니면 접근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리츠 ETF를 통하면 건물 하나에 집중되는 리스크 없이 분산 투자가 된다는 점을 이번에 다시 확인하고, 투자금 일부를 옮겨보기로 했습니다.
세 자산이 하는 역할이 다 다릅니다
이 세 자산은 각자 움직이는 방향이 다릅니다. 주식은 기업 이익과 함께 오르내리고, 리츠는 부동산 경기와 공실률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단기채는 금리 방향에 연동됩니다. 서로 다른 리듬을 가진 자산을 함께 담는다는 게 바로 분산투자의 핵심입니다.
- 땅(부동산) → 리츠 ETF: TIGER 미국MSCI리츠(합성H),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등
- 사업(주식) → 주식형 ETF: TIGER 미국S&P500, KODEX 미국S&P500 등
- 현금 → 단기채 ETF: CD금리 액티브, 단기 국채·특수채 중심 ETF 등
리츠 ETF와 단기채 ETF, 직접 써보며 확인한 것들
일반적으로 현금 보유는 통장에 현금을 쌓아두는 것이라고만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저도 한동안 그랬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꽤 손해입니다. 최소한 파킹통장이나 CMA 통장을 쓰고, 더 나아가 단기채 ETF를 활용하면 금리 변동에 맞게 수익이 붙는 구조를 가져갈 수 있습니다.
여기서 CD금리 ETF란 한국은행과 시중은행 간 단기 자금 거래 금리에 연동되는 상품을 말합니다. 예금자 보호는 안 되지만, 국가·공공기관·특수은행 채권을 주로 담고 있어 사실상 예금에 준하는 안정성을 가집니다. 실제로 현재 기준 약 2.8% 수준의 수익률이 나오고 있고, 금리가 오르면 그에 따라 수익률도 개선되는 구조입니다(출처: 한국은행).
리츠 ETF의 경우는 조심해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국내 리츠 ETF 중에는 시가총액이 작은 것들이 있어 ETF 자체가 상장폐지될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살펴봤을 때 1,000억 원 이상 규모를 유지하는 상품 위주로 접근하는 게 안전합니다. TIGER 미국 MSCI리츠(합성 H)나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정도가 현실적인 선택지입니다. 다만 건물값 하락이나 공실 증가로 가격이 내려갈 수 있다는 점은 주식과 마찬가지로 감수해야 합니다.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ETF라면 수익률은 거의 비슷합니다. 그래서 제가 실제로 고를 때 먼저 보는 건 총 보수(운용 수수료)와 시가총액입니다. 비용은 100% 확실하게 나가는 반면 수익률은 측정 시점마다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리밸런싱 없이 포트폴리오는 완성되지 않는다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과 유지하는 건 다른 문제입니다. 리밸런싱이란 시간이 지나면서 비중이 틀어진 자산을 원래 비율로 되돌리는 작업을 말합니다. 주식이 크게 오르면 포트폴리오에서 주식 비중이 커지고, 의도치 않게 공격적인 구성이 됩니다. 이걸 주기적으로 조정해 줘야 처음 의도한 분산 효과가 유지됩니다.
저는 1년에 한 번 리밸런싱을 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너무 자주 사고팔면 거래세, 유관기관 비용, 증권사 수수료가 누적되기 때문입니다. 2021년 코스피가 1,000포인트에서 3,000포인트로 세 배 오르던 시기에도 개인 투자자의 46%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통계가 있었는데, 잦은 거래가 그 원인 중 하나였습니다. 비용이 수익을 갉아먹는 구조입니다.
연금저축이나 IRP 계좌에 탈무드 포트폴리오를 적용하면 세액공제와 과세이연 혜택까지 더해져 효율이 높아집니다. 여기서 과세이연이란 투자 기간 동안 발생하는 수익에 세금을 즉시 내지 않고, 나중에 인출할 때 한꺼번에 납부하는 방식입니다. 그 사이 세금이 붙을 돈이 계속 운용되니 복리 효과가 커집니다. 단 IRP는 위험자산 비중을 70%까지만 담을 수 있어, 주식과 리츠 비중을 합산해 맞춰야 하는 점은 챙겨야 합니다.
탈무드 포트폴리오의 핵심 원칙은 방어를 먼저 세팅하고, 잭팟은 그다음이라는 순서에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현실적인 순서는 이렇습니다. 연금계좌에 탈무드 포트폴리오를 세팅하고, 그 이후에 여유 자금으로 개별 주식이나 테마 투자에 도전하는 것입니다. 방어막 없이 잭팟을 먼저 노리다 크게 흔들리면 다시 일으켜 세우는 데 시간과 에너지가 너무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탈무드 포트폴리오, 주식만 하는 것보다 수익이 낮지 않나요?
A. 맞습니다. 상승장에서는 주식만 보유했을 때보다 덜 오릅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하락장에서 버티는 힘의 차이가 더 큽니다. 주식이 -40% 빠졌을 때 이 포트폴리오는 -2% 수준에서 방어된 사례도 있었고, 버티는 구조가 있어야 저점 매수 기회를 실제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Q. 리츠 ETF는 예금처럼 안전한가요?
A. 아닙니다. 리츠 ETF는 부동산 가격 하락이나 공실 증가로 원금 손실이 날 수 있는 투자 상품입니다. 일반적으로 배당 수익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가 살펴보니 가격 변동성도 함께 감수해야 한다는 점을 꼭 확인하고 접근하는 게 맞습니다.
Q. IRP 계좌에서 탈무드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한가요?
A. 가능하지만 제한이 있습니다. IRP는 위험자산을 70%까지만 담을 수 있어, 주식형 ETF와 리츠 ETF 비중 합산을 70% 이하로 맞춰야 합니다. 나머지 30% 이상은 단기채 ETF 같은 안전자산으로 채우면 탈무드 삼분법과 비슷한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Q. 같은 S&P500 ETF인데 어떤 걸 골라야 하나요?
A. 같은 지수를 추종하면 수익률은 거의 같습니다. 제가 실제로 고를 때 먼저 보는 건 총보수(운용 수수료)와 시가총액입니다. 수수료는 확실하게 나가는 비용이고, 시가총액이 너무 작으면 ETF가 상장폐지될 수 있기 때문에 두 가지를 먼저 확인하는 편입니다.
결론
돌아보면 저는 나름대로 공격과 방어를 나눠 투자한다고 생각했지만, 기준이 없었습니다. 탈무드 포트폴리오는 그 기준을 단순하게 만들어 줬습니다. 부동산·주식·현금을 3분의 1씩 나눠 담고, 1년에 한 번 리밸런싱으로 비중을 유지하는 구조입니다.
덜 오르는 대신 덜 흔들리는 투자입니다. 오래 지속할 수 있는 투자야말로 복리가 쌓이는 투자라는 걸, 저는 몇 번의 하락장을 겪으면서 몸으로 배웠습니다. 방어 먼저 세팅하고, 그다음에 여유 자금으로 잭팟을 찾는 순서가 현실적으로 맞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연금저축이나 IRP 계좌가 있다면, 거기서부터 시작해 보는 게 좋은 첫걸음입니다.